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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해제권 행사 요건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19-03-26 16:36 조회 : 1,627회 좋아요 : 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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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 판시사항】



[1]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이행거절의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 상대방의 해제권 행사 요건




[2] 공사도급계약에서 설계 및 사양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을 변경하기로 특약한 경우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의 산정방법



【공사대금 - 판결요지】



[1] 쌍무계약에 있어서 계약당사자의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나 자기 채무의 이행제공 없이 그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할 수 있으나, 그 이행거절의 의사표시가 적법하게 철회된 경우 상대방으로서는 자기 채무의 이행을 제공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한 후가 아니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2] 수급인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정산하여야 할 경우, 기성 부분과 미시공 부분에 실제로 소요되거나 소요될 공사비를 기초로 산출한 기성고 비율을 약정 공사비에 적용하여 그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하고, 기성고 비율은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에다가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라고 할 것이고, 만약 공사도급계약에서 설계 및 사양의 변경이 있는 때에는 그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이 변경되는 것으로 특약하고, 그 변경된 설계 및 사양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면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변경된 공사대금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





【공사대금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공사대금 -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 및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4. 11. 7. 피고로부터, 피고가 소외 한진건설 주식회사(이하 '한진건설'이라고만 한다)로부터 하도급받은 전북 김제 소재 축협사료공장의 "기계설비 등 운용제어 시스템의 제작설치공사" 중 피고의 주업종인 컴퓨터 컨트롤 시스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인 고압전기제어판넬(ACB PANEL), 저압전기제어판넬(MCC PANEL), 현장설치제어배전반(LOCAL PANEL), 주요공정배치제어배전반(MAIN GRAPHIC PANEL) 등의 제작·설치에 관한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공사대금 33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지불조건은 선급금 20%, 잔액 기성 BASE(단, 시운전 후 20%), 납품기한은 1995. 6. 30.까지로 정하여 다시 하도급 받으면서, 계약 체결 후 사양변경 및 수량을 증감할 사유가 발생한 경우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응하여야 하고, 쌍방은 즉시 계약 내용의 수정에 관한 절차를 취하여야 하며 그와 같은 변경시 원 계약 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신규 물품인 경우 쌍방이 합의, 금액을 산출하여 잔금 지불시 정산하며(계약서 제7조), 원고가 계약상의 납품기한(또는 연장된 납품기한) 내에 계약된 규격과 품질을 가진 물품을 거부하거나 완료하지 못한 때는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할 수 있으며, 그 경우 분할 납품의 경우로서 이미 검사를 끝내고 납품한 물건에 대하여는 계약단가에 의하여 대금을 지급하기로(계약서 제13조) 약정한 사실, 그런데 위 계약 체결 이후 위 기기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양, 수량이 변경되는 등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아니하여 원고와 피고의 직원이 수시로 사양, 수량 변경에 관한 사항 및 그에 따른 납품기한의 연장 등에 관한 협의를 하여 오면서 한편으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사양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의 변경을 요구하여 오던 중, 1995. 7. 15. 원고와 피고는 납품일정에 대한 협의를 하여 원고가 같은 해 8. 10. 이내에 제작 가능한 물량만 소화하고, 제작이 불가능한 물량은 피고가 소개하는 업체에 발주케 하여 같은 해 8. 5.까지 납품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러나 원고는 위 약속마저도 차일피일 미루고 사양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의 증액을 요구하면서 공사진행을 거부하여 같은 해 7. 20.에는 원고와 피고가 사양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의 정산에 관한 협의를 하게 되었는데 정산 시기에 관하여 원고는 정산 후 재계약을, 피고는 시운전 완료 후 정산을 각 주장하고, 정산 방법에 관하여도 원고는 실투입 경비를 기준으로, 피고는 계약단가를 기준으로 정산할 것을 주장하여 협의가 결렬된 사실, 이에 피고는 같은 해 7. 24. 원고의 계약금액 증액요구와 이에 따른 공기지연으로 원고가 납기 내에 공사를 완성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원고에게 모든 작업을 중지할 것을 통보하면서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작업 물량 중 원고가 피고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에 대한 단가 내역을 알려줄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해약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단가에 대한 합의를 할 것을 회신한 사실, 그런데 한진건설이 피고에게 공기 준수에 관한 독촉을 하자 피고는 다시 원고에게 공사재개를 제안하였고, 피고는 같은 해 7. 27. 납품기한을 같은 해 8. 12. 이내로 조정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해 7. 31. 판금 및 도장업체의 하기 휴가기간, 재하청업체의 업무중복 및 하계휴가, 자재 납품 업체의 발주자재 미입고 등을 이유로 납기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하여 오자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작업 중단을 요청하고, 같은 해 8. 4. 원고가 같은 달 12.까지 약정한 물품을 전부 납품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며, 그 때까지 완성된 물품은 피고가 인수하고, 반재품, 자재 등을 구입원가로 구입하겠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같은 해 8. 12.까지 납품이 불가능하다고 회신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사양 및 수량의 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의 재조정 또는 재계약만을 요구하면서, 제작 작업을 지연시켜 원고와 피고가 최종적으로 1995. 7. 15. 약정한 납품기한인 같은 해 8. 10. 및 그 후 피고가 제시한 같은 해 8. 12. 내에 공사를 완공할 수 없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를 이유로 한 피고의 같은 해 8. 4.자 해제 통보에 의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이 적법히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중 이 사건 공사계약이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해제되었다는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쌍무계약에 있어서 계약당사자의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나 자기 채무의 이행제공 없이 그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할 수 있으나( 대법원 1980. 3. 25. 선고 80다66 판결, 1981. 11. 24. 선고 81다633 판결, 1992. 9. 14. 선고 92다9463 판결 등 참조), 그 이행거절의 의사표시가 적법하게 철회된 경우 상대방으로서는 자기 채무의 이행을 제공하고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한 후가 아니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다1085 판결, 1989. 3. 14. 선고 88다1516, 1523 판결, 88다카10029, 1003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계약이 체결된 이후 피고에 의한 설계 및 사양변경으로 인하여 공사대금이 증가되고 공사일정이 지연되던 중 원고와 피고는 1995. 7. 15. PANEL 납품일정을 협의하여 원고가 BAGGING LOCAL PANEL 7면은 같은 해 7. 29.까지, FLAKE LOCAL CONTROL PANEL 5면과 LIQUID LOCAL CONTROL PANEL 2면은 같은 해 8. 10.까지 피고에게 납품하고, PELLET 7면, BULK 1면, EXPANDER 5면, BULK 2면 등 기타 PANEL은 피고가 소개하는 업체에 의뢰하여 같은 해 8. 5.까지 원고가 납품하며, MAIN GRAPHIC PANEL은 같은 해 8. 10.까지 납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정확한 일정은 같은 해 7. 22.까지 재협의하기로 합의하고(을 제30호증의 1, 기록 273면), 같은 해 7. 20. 설계 및 사양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대금의 정산방법에 대한 협의를 하였으나, 원고는 거래명세표, 세금계산서 및 실투입경비를 기준으로 한 추가공사대금을 정한 후 재개약을 체결한 다음 후속작업을 할 수 있으며 정산 및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추가 납품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계약단가를 기준으로 정산을 하되 정산시점은 시운전 완료 후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협의가 결렬된 사실(을 제30호증의 2, 기록 274면), 피고는 같은 해 7. 20. 추가공사대금에 대한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원고에게 전화로 계약을 해지하겠으니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하고(갑 제15호증의 1, 기록 1000면) 같은 해 7. 24.에 이르러 서면으로 계약해지를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모든 관련 작업을 별도 통보시까지 중지하고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작업 물량 중 원고가 피고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에 대한 단가 내역을 알려달라고 통보하자(을 제31호증의 1, 기록 275면), 원고는 같은 해 7. 24. 자신이 하도급을 준 주식회사 삼정시엔엠시스템(이하 '삼정시엔엠시스템'이라 한다)에게 같은 해 4. 19. 발주한 MOSAIC BOARD 제작작업을 중지하라고 지시한 후(갑 제6호증의 2, 기록 787면), 같은 해 7. 25. 피고에게 위와 같이 작업이 중단된 작업 물량에 대하여 알려주면서 물품에 대한 단가는 먼저 해약합의가 이루어진 후 협의할 것을 회신한 사실(을 제31호증의 3, 기록 277면), 위와 같은 경위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계약이 해지되기 직전의 단계까지 이르렀으나, 같은 해 7. 26. 한진건설이 피고에게 공기지연에 따른 책임을 물으려고 하자(을 제32호증의 1, 기록 278면) 피고는 다시 원고에게 추가공사대금의 정산협의를 약속하며 물품의 납품기일을 조정하여 계속하여 납품할 것을 요청한 사실, 이에 원고는 위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 해 7. 27. BAGGING MCC G/B PANEL 7면은 같은 해 8. 15.까지, FLAKE LOCAL MCC PANEL 4면은 같은 해 8. 18.까지, LIQUID LOCAL MCC PANEL 2면은 같은 해 8. 22.까지, FLAKE LOCAL GRAPHIC PANEL 1면은 같은 해 8. 25.까지, MAIN G/B PANEL 1면은 같은 해 8. 31.까지 원고가 피고에게 납품할 수 있고, PELLET LOCAL MCC G/B PANEL 7면, BULK LOCAL MCC G/B PANEL 2면, EXPANDER LOCAL MCC G/B PANEL 5면은 피고가 추천하는 업체인 현우계전 주식회사(이하 '현우계전'이라 한다)의 의견을 들어 같은 해 8. 15.부터 같은 해 8. 30.까지 사이에 피고에게 납품할 수 있다고 회신하는 한편(갑 제14호증, 기록 999면; 을 제33호증, 기록 280면), 같은 해 7. 29. PANEL 재료비를 83,590,000원, 인건비를 88,490,000원으로 계산하여 향후 납품할 공사부분의 정산에 필요한 내역서를 피고에게 송부한 사실, 원고가 정산을 요구하는 액수가 피고가 예상한 금액을 훨씬 초과하자 피고는 다시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납기일정을 같은 해 8. 12. 이내로 조정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해 7. 31. 피고에게 피고의 추천으로 원고가 하도급을 준 현우계전이 각 업체의 휴가일정 등으로 인하여 같은 해 8. 31.까지 납품이 가능하다고 회신한 것(갑 제7호증의 2, 기록 789면)을 토대로 납품기일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사실(을 제36호증, 기록 286면), 피고는 위 통보를 받자마자 같은 날 원고에게 작업중단을 요청하고, 같은 해 8. 4. 원고가 같은 달 8. 12.까지 약정한 물품을 전부 납품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해제하며, 그 때까지 완성된 물품은 피고가 인수하고, 반재품, 자재 등을 구입원가로 구입하겠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같은 해 8. 12.까지는 납품이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한 사실,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해제를 통보한 후 같은 해 8. 9. 원고가 완성하지 못한 나머지 LOCAL PANEL의 납품을 위하여 현우계전과 사이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납품기한을 같은 해 9. 30.까지로 정하였고(을 제43호증의 1, 기록 1351면), 같은 해 8. 23. MOSAIC BOARD의 납품을 위하여 삼정시엔엠시스템과 사이에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납품기한을 같은 해 8. 30.까지로 정한 사실(을 제45호증의 1, 기록 1367면), 피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해제통보를 한 후 원고에게 공사대금의 정산을 위한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다가 원고는 같은 해 9. 26. 피고에게 실공사비 금 267,900,000원의 정산금지급을 요구한 사실(갑 제9호증, 기록 792면)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계약의 체결 이후 피고의 설계 및 사양변경으로 인하여 총 공사대금이 증가되는 한편 공사일정이 지연되고 있던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1995. 7. 15. 공사일정의 변경에 대하여는 합의하였으나 1995. 7. 20. 이 사건 공사계약서 제7조에 의한 설계 및 사양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의 변경에 대하여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피고의 요구에 의하여 같은 날부터 공사가 중단되었고, 그 이후 피고의 요구에 의하여 원고가 1995. 7. 27. 이 사건 공사계약에 따른 납품기한을 다시 제시하고, 설계 및 사양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의 변경협의에 착수하였으나 원고가 제시하는 정산금액이 피고의 예상을 초과하자 피고는 재차 공사의 중단을 요청한 다음 피고의 두차례에 걸친 공사중단요청에 의하여 원고가 1995. 8. 12.까지는 납품을 완료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1995. 8. 12.까지 이 사건 공사를 마무리 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 기한까지 이 사건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고 할 것이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원고가 1995. 7. 20.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계약서 제7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설계 및 사양변경에 따른 공사대금의 변경협의를 하면서 추가공사대금의 정산 및 재계약을 요구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위와 같은 요구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한 위 사실만으로 원고가 이행거절의 의사를 명백히 하였다고 볼 수 없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의 재개를 요청받고 1995. 7. 27. 피고에게 새로운 공사일정을 제시하고 향후 공사내역에 대한 견적서를 제출함으로써 이행거절의 의사를 철회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에 대한 해제 의사표시를 한 1995. 8. 4. 당시에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계약서 제13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계약상의 납품기한(또는 연장된 납품기한) 내에 공급자가 계약된 규격과 품질을 가진 물품을 거부하거나 완료하지 못한 때"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한 기한을 정하여 이행의 최고를 하지 아니한 이상 피고가 원고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해제할 수도 없었다고 할 것이고, 오히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해제를 통보하고, 원고의 하도급업체들과 사이에 원고 몰래 별도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공사를 계속하게 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이행거절의 의사를 명백히 한 후, 원고가 1995. 9. 26. 피고에게 기성공사금의 지급을 청구한 이상 이 사건 공사계약은 피고의 이행거절로 인하여 해제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공사계약서 제13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유에 의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을 해제함으로써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수급인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정산하여야 할 경우, 기성 부분과 미시공 부분에 실제로 소요되거나 소요될 공사비를 기초로 산출한 기성고 비율을 약정 공사비에 적용하여 그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하고, 기성고 비율은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에다가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라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32470, 32487 판결, 1992. 3. 31. 선고 91다42630 판결, 1993. 11. 23. 선고 93다25080 판결, 1995. 6. 9. 선고 94다29300, 94다29317 판결 등 참조), 만약 공사도급계약에서 설계 및 사양의 변경이 있는 때에는 그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이 변경되는 것으로 특약하고, 그 변경된 설계 및 사양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면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변경된 공사대금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사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피고는 원고에게 그 때까지 기성고를 지급하되 그 기성고의 산정은 계약 당시 원고가 제출한 견적서상의 계약단가에 따라 산정하도록 약정(설계변경으로 인한 신규물품은 당사자 쌍방이 합의키로)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실제 투입한 재료비는 금 133,088,812원인 사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공사계약시 피고에게 제출한 견적서에 의하여 이 사건 공사의 자재비로 금 302,119,380원, 인건비로 금 19,200,000원, 현장설치비로 금 2,000,000원, DWG. DOCUMENT FEE로 금 2,500,000원, GENERAL OVERHEAD로 금 6,180,620원, 기업이윤으로 금 3,000,000원 등 합계 금 335,000,000원을 제시한 후 그 가격대로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총 공사비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90.18%(302,119,380원 / 335,0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와 피고가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총 공사비에서 재료비 및 나머지 노무비 등이 차지하는 비율을 적정한 것으로 인정하여 가격을 결정하였다고 보여지므로, 이 사건 공사계약체결 후 원고가 실제 시공한 공사의 내용이 제조 물품의 사양이나, 수량, 부품 제조사의 변경 등의 사유로 인하여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 공사비를 구성하는 재료비, 노무비 등 요소들의 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위 총 공사비 중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공사비를 추산하는 방법에 따라 계약해제시까지의 원고가 한 공사의 기성고를 계산하면 금 147,581,295원(재료비 133,088,812원 / 90.18%)이 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기성고대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나, 한편으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미 선급금 내지 기성고대금으로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금 201,000,000원{(73,700,000+147,000,000)/1.1}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기성고 대금채무는 이미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한 위와 같은 계산방법은, 제1심법원 감정인의 감정 결과 원고가 기성부분에 투입된 재료비가 금 133,088,812원으로, 미시공 부분에 대하여 피고가 투입한 재료비가 금 150,142,959원으로 각 감정된 것을 기초로 하여 설계 및 사양변경에 따라 이 사건 공사의 변경된 공사대금이 원계약상의 공사대금보다 감액된 금 314,073,820원{(금 133,088,812원+금 150,142,959원)/90.18%}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위와 같은 전제의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는 한 논리적으로 모순된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위와 같은 전제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계산방법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에게 기성부분에 대한 정산요구서를 제출하고(을 제40호증, 기록 799면), 미시공된 부분에 대한 내역서를 제출하고 있으므로(을 제34호증의 1, 2, 기록 281면) 위 각 서류를 원고와 피고가 최초 계약시 계약의 내용으로 한 견적서와 대비하여 설계 및 사양이 변경된 부분을 확정한 다음, 이 사건 공사계약상 정산원칙인 ① 원계약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되, ② 신규 물품인 경우 쌍방이 합의, 금액을 산출하는 방법으로 변경된 공사대금을 산출한 후 제1심 감정인의 감정 결과(기록 621면)에 의하여 인정되는 기성고비율인 48.72%{286,977,786원/(286,977,786원+301,936,650원)}를 적용하여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 때 신규 물품에 대한 정산금액의 산정에는 제1심법원 감정인의 감정 결과에 의한 재료비가액 및 표준품셈에 의한 인건비가 참고로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제1심법원의 감정 결과에 의하여 산정된 원고의 기성부분에 대한 재료비를 기초로 하여 이 사건 공사계약상의 원공사대금 중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기성공사비를 추산하는 방법에 의하여 계약해제시까지 원고가 한 공사의 기성고를 계산한 조치는 감정 결과의 취사선택 및 기성공사금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배기원(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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