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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가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19-03-12 10:02 조회 : 1,440회 좋아요 : 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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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 판시사항】



[1]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이 바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것으로 규정한 민법 제1005조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및 위 조항이 상속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2] 상속포기를 위한 고려기간의 기산점으로서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규정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의 의미 및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앎으로써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




[3] 선순위 상속권자인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여 그 다음의 상속순위에 있는 손자녀가 상속인이 되는 경우,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본 사례



【상속 - 판결요지】



[1] 민법은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이 바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는 것으로 규정하는바( 민법 제1005조), 이는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함이고, 다른 한편 상속의 포기·한정승인제도 등을 통하여 상속인으로 하여금 그의 의사에 따라 상속의 효과를 귀속시키거나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있으므로 위 조항이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위 조항은 누구든지 상속을 하게 되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어떤 상속인은 적극재산을 상속하는 한편 어떤 상속인은 소극재산을 상속한다는 점을 들어 위 조항이 상속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의 포기를 할 수 있는바( 민법 제1019조 제1항), 여기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라 함은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의 발생을 알고 이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말한다고 할 것인데,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이 개시되고 상속의 순위나 자격을 인식함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통상적인 상속의 경우에는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앎으로써 그가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도 알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나, 종국적으로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과정에 사실상 또는 법률상의 어려운 문제가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바로 자신의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러한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을 확정함에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뿐 아니라 더 나아가 그로써 자신의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까지도 심리, 규명하여야 마땅하다.




[3] 선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들이 모두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손(손) 등 그 다음의 상속순위에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는 것이나, 이러한 법리는 상속의 순위에 관한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1순위 상속인으로 규정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에는 피상속인의 자녀뿐 아니라 피상속인의 손자녀까지 포함된다.)와 상속포기의 효과에 관한 민법 제1042조 내지 제1044조의 규정들을 모두 종합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비로소 도출되는 것이지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어서 일반인의 입장에서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이로써 자신들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안다는 것은 오히려 이례에 속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같은 과정에 의해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상속인이 된 경우에는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본 사례.



【상속 - 참조조문】

[1] 민법 제1005조, 헌법 제11조 제1항, 제23조[2] 민법 제1019조 제1항[3]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1019조 제1항, 제1042조, 제1043조, 제1044조



【상속 -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7. 9. 선고 2003나7083 판결



【상속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상속 - 이유】

1. 민법 제1005조의 헌법 위반 여부에 관하여

민법은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인이 바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는 것으로 규정하는바( 민법 제1005조), 이는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함이고, 다른 한편 상속의 포기·한정승인제도 등을 통하여 상속인으로 하여금 그의 의사에 따라 상속의 효과를 귀속시키거나 거절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있으므로 위 조항이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위 조항은 누구든지 상속을 하게 되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어떤 상속인은 적극재산을 상속하는 한편 어떤 상속인은 소극재산을 상속한다는 점을 들어 위 조항이 상속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 헌법재판소 2004. 10. 28. 선고 2003헌가13 결정 참조).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의 해석에 관하여

가. 원심의 조치

원심판결 이유(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를 포함한다.)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에 대해 구상금채무를 지고 있던 망 소외 1(아래에서는 '망인'이라 한다)이 1997. 1. 4. 사망하자 그 제1순위 상속인인 처와 소외 2 외 4인의 자녀들(이하 위 자녀들을 ' 소외 2 외 4인'이라 한다) 전원이 적법한 기간 내에 상속포기신고를 하여 1997. 2. 21. 그 신고가 수리되었고, 이로 인해 망인의 손자녀들로서 그 다음의 상속순위에 있던 피고들과 제1심 상피고 1, 제1심 상피고 2가 상속인이 된 사실, 피고들은 2002. 11. 7. 서울가정법원 2002느단7298호로 상속포기신고를 하였고 위 신고는 2003. 4. 3. 수리된 사실, 위 상속포기신고 당시 피고 1, 피고 2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은 미성년자였고 피고 1, 피고 2는 혼인 전으로 그 부모와 주소를 같이 하고 있었던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소외 1의 손자녀들인 피고들은 직접 또는 법정대리인인 그들의 부모를 통해 그 무렵(제1순위 상속인들의 상속포기신고가 수리된 무렵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상속개시가 있음을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들이 한 2002. 11. 7.자 위 상속포기신고는 그 기간을 도과한 것으로서 적법한 상속포기로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에 관한 피고들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상속의 포기를 할 수 있는바( 민법 제1019조 제1항), 여기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라 함은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의 발생을 알고 이로써 자기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말한다고 할 것인바 ( 대법원 1969. 4. 22. 선고 69다232 판결),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이 개시되고 상속의 순위나 자격을 인식함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통상적인 상속의 경우에는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앎으로써 그가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도 알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법원 1984. 8. 23.자 84스17-24 결정, 1986. 4. 22.자 86스10 결정, 1988. 8. 25.자 88스10, 11, 12, 13 결정 등 참조). 그러나 종국적으로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과정에 사실상 또는 법률상의 어려운 문제가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바로 자신의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러한 때에는 법원으로서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을 확정함에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뿐 아니라 더 나아가 그로써 자신의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까지도 심리, 규명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2) 선순위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들이 모두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피상속인의 손(손) 등 그 다음의 상속순위에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되는 것이나( 대법원 1995. 4. 7. 선고 94다11835 판결, 1995. 9. 26. 선고 95다2776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상속의 순위에 관한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1순위 상속인으로 규정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에는 피상속인의 자녀뿐 아니라 피상속인의 손자녀까지 포함된다.)와 상속포기의 효과에 관한 민법 제1042조 내지 제1044조의 규정들을 모두 종합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비로소 도출되는 것이지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어서 일반인의 입장에서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이로써 자신들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안다는 것은 오히려 이례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과정에 의해 피고들이 상속인이 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하겠다.

(3) 한편, 기록에 의하면, 소외 2 외 4인이 상속포기를 한 것은 망인에게 채무가 과다함을 알고 그 채무가 상속되는 일을 막고자 함에 이유가 있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들의 상속포기로 인하여 다음 순위 상속인인 그들의 자녀들이 그 채무를 상속하게 될 것이므로 종국적으로 채무상속방지의 목적을 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들의 자녀인 피고들 이름으로도 상속포기신고를 하여야 하는데도 그 조치까지 나아가지 않은 사실, 그 후 원고가 망인의 처 및 소외 2 외 4인을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구상금청구 소송에서 소외 2 외 4인의 상속포기 사실이 드러나자 원고는 2002. 10. 4. 피고를 소외 2 외 4인으로부터 그 다음 순위의 상속권자인 현재의 피고 및 제1심 상피고 1, 제1심 상피고 2로 정정하는 당사자표시정정신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들(그 중 미성년자인 사람은 그 법정대리인들이 대리)은 부랴부랴 자신의 이름으로 상속포기신고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상속의 과정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종국적인 상속인이 누구인지 즉각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이 사건에 있어, 경험칙에 비추어 상속포기로써 채무 상속을 면하고자 하는 사람이 그 자녀 이름으로 상속포기신고를 다시 하지 않으면 그 채무가 고스란히 그들의 자녀에게 상속될 것임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지는 않았으리라는 점, 피고들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원고의 피고표시정정신청이 있은 후 바로 상속포기를 하였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위 인정의 사실관계를 조명하여 보면, 피고들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당초 망인의 처와 소외 2 외 4인이 상속포기를 함으로써 그 다음 상속순위에 있는 피고들이 상속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원고의 당사자표시정정신청에 의하여 비로소 이를 알게 되어 그제야 피고들 이름으로 상속포기신고를 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하겠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점에 관하여 더 심리하여 피고들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게 된 날을 확정하고 난 후에 그들이 2002. 11. 7. 상속포기신고를 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단지 위 신고가 선순위 상속인들이 한 상속포기의 효력이 발생한 후 3개월이 지나 이루어졌다는 점만을 들어 상속포기의 효력을 부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못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관한 피고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이용우 박재윤 양승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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