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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명도 임대차계약의 무효 사건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19-02-13 09:28 조회 : 2,050회 좋아요 : 3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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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명도 임대차계약의 무효  -  대법원 2016. 11. 18. 선고 2013다42236 전원합의체 판결
건물인도등  - 표준임대료와 당초 계약상 임대료의 차액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임대주택의 인도를 구하는 사건



【 건물명도 판시사항】


[1]  건물명도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사업자가 임차인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전환 조건을 제시하여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효력(무효) / 이때 임대차계약이 민법 제138조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으로 전환되어 유효하게 존속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건물명도 구 임대주택법 시행규칙 제8조 제2항 [별지 제10호 서식] 제10조 제1항 제4호에서 임대차계약의 해지사유로 규정한 ‘임대료를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경우’의 의미 및 매월 임대료 중 일부씩을 3개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하고 전체 연체액 합계가 3개월분 임대료 이상인 경우, 해지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건물명도 판결요지】


[1]  건물명도 [다수의견] 구 임대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조 제1항, 구 임대주택법 시행령(2008. 2. 29. 대통령령 제20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2조 제1항, 건설교통부장관의 「임대주택의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 고시(2004. 4. 2. 건설교통부 고시 제2004-70호로 전부 개정된 것) 등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을 정한 규정은 법령 제정의 목적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그에 위반되는 약정의 사법적 효력을 제한하는 효력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건설교통부 고시에서 말하는 ‘임차인의 동의’란 임대주택을 공급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금액의 상호전환 여부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임의로 상호전환하여 정한 임대차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임대주택 청약을 포기하는 것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임차인에게 동의권이 부여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임대사업자가 임대료의 일부를 임대보증금으로 상호전환함으로써 표준임대보증금보다 고액인 임대보증금으로 임차인을 모집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표준금액과 전환금액을 모두 공고하거나 고지하여 임차인을 모집한 후 전환금액에 동의하는 임차인에 한하여 그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임차인의 동의 절차를 올바르게 거쳤으면 유효한 임대차계약으로 성립될 수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호전환의 조건을 제시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효력규정인 임대주택법령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무효가 된다.

 건물명도 건설교통부 고시에 의하여 산출되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액인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기준으로 계약상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산정하여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사이에 상호전환을 하였으나 절차상 위법이 있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전환을 하지 않은 원래의 임대 조건,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의한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임대차계약은 민법 제138조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한다.

 건물명도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이 임대주택법령에 정한 방식에 의한 임차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상호전환하여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월 임대료는 표준임대료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정함으로써 효력규정인 임대주택법령을 위반한 경우, 임대차계약상의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 무효이나 임대차계약의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임대차계약상의 임대료 부분은 유효하게 존속한다.



[2]  건물명도 구 임대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8조 제1항, 제3항과 그 시행규칙(2008. 6. 20. 국토해양부령 제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항 [별지 제10호 서식](표준임대차계약서)에 의하면, 위 법률의 적용을 받는 임대주택의 임대사업자는 표준임대차계약서 제10조 제1항의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제4호에는 임차인이 임대료를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경우가 해지사유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다.

 건물명도 여기에 규정된 ‘3월 이상’은 3개월 이상 연속되어야 하므로 연체횟수가 3회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만약 ‘3월 이상’이 연체횟수만을 의미할 뿐 연체금액의 의미는 배제된다고 보게 되면, 일반적인 임대차에 적용되는 민법 제640조가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를 해지사유로 규정한 것과 대비하여 임대주택의 임차인이 오히려 더 불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임대주택법의 적용 대상인 임대차계약에 대하여 해지사유를 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입법 취지에 배치되므로, ‘3월 이상’은 연체횟수뿐 아니라 연체금액에서도 3개월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새기는 것이 옳다.

 건물명도 다른 한편 위 해지사유는 ‘3월 이상’ 연속 연체로 규정되어 있을 뿐 매월 지급할 임대료 전액을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매월 임대료 중 일부씩을 3개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때에도 전체 연체액 합계가 3개월분 임대료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해지사유에 해당한다. 그와 같이 새기더라도 민법상 일반 임대차보다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고, 이와 달리 매월 임대료의 일부씩만 연체한 경우에는 합계 금액이 아무리 늘어나도 해지를 할 수 없다고 해서는 임대사업자의 지위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참조조문】

[1] 구 임대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1조 및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1조 참조), 제14조 제1항(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2조 제1항, 제44조 제1항 및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48조, 제49조 제1항 참조), 구 임대주택법 시행령(2008. 2. 29. 대통령령 제20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1항(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4조 제1항 및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44조 제1항 참조), 민법 제137조, 제138조, 제618조 [2] 구 임대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7조 제1항 및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제49조의2 참조), 제3항(현행 삭제), 구 임대주택법 시행규칙(2008. 6. 20. 국토해양부령 제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제20조 제1항 및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제32조 제1항 참조), 제2항 [별지 제10호 서식](현행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제20조 제1항 제1호 [별지 제24호 서식] 및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제32조 제1항 제1호 [별지 제5호 서식] 참조), 민법 제64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23425 판결(공2010하, 1651)



【전 문】


【원고, 상고인】 대방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송재우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3. 5. 3. 선고 2012나4371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임대주택의 건설을 촉진하고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된 구 임대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현재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등으로 승계되었다)은 임대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주택의 임차인의 자격, 선정 방법, 임대보증금, 임대료 등 임대 조건에 관한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제14조 제1항).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구 임대주택법 시행령(2008. 2. 29. 대통령령 제207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최초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제12조 제1항), 건설교통부장관의 「임대주택의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 고시(2004. 4. 2. 건설교통부 고시 제2004-70호로 전부 개정된 것)는 임대차계약 시 임차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의 어느 한쪽을 높이고 다른 쪽 금액을 낮추는 ‘상호전환’이 가능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을 정한 규정은 그 법령 제정의 목적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그에 위반되는 약정의 사법적 효력을 제한하는 효력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위 건설교통부 고시에서 말하는 ‘임차인의 동의’라고 함은 임대주택을 공급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그 금액의 상호전환 여부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임의로 상호전환하여 정한 임대차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임대주택 청약을 포기하는 것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임차인에게 동의권이 부여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임대사업자가 임대료의 일부를 임대보증금으로 상호전환함으로써 표준임대보증금보다 고액인 임대보증금으로 임차인을 모집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표준금액과 전환금액을 모두 공고하거나 고지하여 임차인을 모집한 후 전환금액에 동의하는 임차인에 한하여 그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23425 판결 참조). 그러므로 위와 같은 임차인의 동의 절차를 올바르게 거쳤으면 유효한 임대차계약으로 성립될 수 있는 경우에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호전환의 조건을 제시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이는 효력규정인 위 임대주택법령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무효가 된다.

2. 한편 법률행위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경우에 그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구비하고 당사자 쌍방이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민법 제138조에 따라 다른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 이때 다른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인지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는 법률행위 당시에 무효임을 알았다면 의욕하였을 가정적 효과의사로서, 당사자가 법률행위 당시와 같은 구체적 사정 아래 있다고 상정하는 경우에 거래관행을 고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결단하였을 바를 의미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등 참조). 이는 그 법률행위의 경위, 목적과 내용, 무효의 사유 및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 등을 두루 고려하여 판단할 것이나, 그 결과가 한쪽 당사자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주거나 거래관념과 형평에 반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기준으로 그 금액의 상호전환을 하여,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하고 월 임대료는 임대보증금 차액에 소정의 이율을 적용한 금액만큼 차감하여 표준임대료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정하였으나 법정 방식에 의한 임차인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 그 임대차계약을 무효라고 한다면, 임차인은 그 임대주택에 더 이상 거주할 수 없게 되므로 임대주택의 공급을 통해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표준임대보증금 초과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임대 조건, 즉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으로 하고 임대료는 표준임대료에서 차감하여 정한 계약상 임대료로 하는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는 것은 임대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여 형평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계약 체결 당시 임대사업자가 위와 같은 무효의 사정을 알았다면 그러한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위 건설교통부 고시에 의하여 산출되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액인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기준으로 계약상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산정하여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사이에 상호전환을 하였으나 절차상 위법이 있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가 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전환을 하지 않은 원래의 임대 조건,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의한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그 임대차계약은 민법 제138조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에 의한 임대차계약으로 전환되어 유효하게 존속하게 되는 이상,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에게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여 지급받은 임대보증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고, 임차인은 임대사업자에게 그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료로 표준임대료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항, 제3항과 그 시행규칙(2008. 6. 20. 국토해양부령 제1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항, 별지 제10호 서식(표준임대차계약서)에 의하면, 위 법률의 적용을 받는 임대주택의 임대사업자는 표준임대차계약서 제10조 제1항의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제4호에는 임차인이 임대료를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경우가 그 해지사유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 규정된 ‘3월 이상’은 3개월 이상 연속되어야 하므로 연체횟수가 3회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만약 그 ‘3월 이상’이 연체횟수만을 의미할 뿐 연체금액의 의미는 배제된다고 보게 되면, 일반적인 임대차에 적용되는 민법 제640조가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를 해지사유로 규정한 것과 대비하여 임대주택의 임차인이 오히려 더 불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위 임대주택법의 적용 대상인 임대차계약에 대하여 해지사유를 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입법 취지에 배치되므로, 위 ‘3월 이상’은 연체횟수뿐 아니라 연체금액에서도 3개월분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새기는 것이 옳다.

다른 한편 위 해지사유는 ‘3월 이상’ 연속 연체로 규정되어 있을 뿐 매월 지급할 임대료 전액을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매월 임대료 중 일부씩을 3개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때에도 전체 연체액 합계가 3개월분 임대료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그 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와 같이 새기더라도 민법상 일반 임대차보다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고, 이와 달리 매월 임대료의 일부씩만 연체한 경우에는 그 합계 금액이 아무리 늘어나도 해지를 할 수 없다고 해서는 임대사업자의 지위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4.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06. 5. 23. 피고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임대보증금을 246,940,000원으로 하고, 임대료를 월 593,000원으로 하되, 임대료는 매월 말일에 납부받기로 하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이는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을 기준으로 하되,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 137,191,000원보다 증액하는 대신 월 임대료를 표준임대료 909,000원에서 임대보증금의 차액에 당시의 정기예금 이율을 곱한 금액을 공제한 593,000원으로 구성하여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전환을 한 임대 조건에 의한 것으로서, 원고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계약 조건에 임차인인 피고가 승낙하여 계약이 체결된 것이고, 임대주택법령에 정한 방식에 따른 임차인의 동의를 받은 바는 없다.

다. 그 후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위 계약상 임대보증금 중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고 주장하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9가합5663호로 그 차액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그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0나14461, 60525, 121109 부당이득금 등)에서 임대료 차액의 지급을 청구하는 예비적 반소를 제기하였다.

라. 위 사건에서 항소심법원이 2011. 2. 23. 원고는 피고에게 임대보증금 차액 상당 부당이득금 109,749,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0. 12. 25.부터 이 사건 주택을 인도할 때까지 임대료 차액 상당인 월 316,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차임, 즉 임대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2011. 6. 29.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마. 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2011. 2. 25.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임대보증금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변제공탁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위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2011. 11.까지 매월 말일에 월 임대료로 당초 계약상의 임대료인 593,000원만을 납부하고 표준임대료와의 차액인 316,000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2011. 12. 23. 피고의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였다.

5.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본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상호전환한 금액으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정하였으나, 법령에 따른 임차인의 동의를 받지 않아 효력규정인 임대주택법령을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무효가 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나 그 전체적인 계약 내용 등을 감안하면, 원고와 피고가 그 계약 당시의 상황에서 상호전환에 의한 임대차계약이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면 상호전환을 하지 아니한 임대 조건, 즉 법령상 최고한도액인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적용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리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그러한 임대 조건에 의한 임대차계약으로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당초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무효행위의 전환에 의하여 효력을 유지하게 된 계약 내용에 따라 월 임대료로 표준임대료 금액인 월 909,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중 매월 316,000원을 납부하지 않은 것은 월 임대료를 연체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연체가 위 판결이 확정된 후인 2011. 6.부터 2011. 11.까지 매월 말일 임대료를 미납한 것을 비롯하여 적어도 6회 이상 연속되었고, 원고가 2011. 12. 23.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당시 그 연체액의 합계가 3개월분의 임대료를 넘는 것은 계산상 명백하다. 그러므로 원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표준임대차계약서 제10조 제1항 제4호가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일부무효의 법리에 따라 ‘표준임대보증금과 계약상 임대료’의 임대 조건으로 유효하게 존속하고, 표준임대료와 계약상 임대료의 차액에 대한 피고의 지급의무는 임대차계약에 기한 차임지급채무가 아니라 부당이득반환의무일 뿐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가 위 차액을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대한 원고의 해지의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무효행위의 전환, 임대주택에 관한 임대차계약의 해지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아울러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피고에 대하여 2010. 12. 25.부터 이 사건 주택을 인도할 때까지 월 316,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임대료로 지급할 것을 명한 판결이 확정된 이상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에도 저촉됨을 지적하여 둔다.

6.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이 있다.

7. 대법관 김신,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박상옥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별개의견의 요지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이 임대주택법령에 정한 방식에 의한 임차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상호전환하여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월 임대료는 표준임대료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정함으로써 효력규정인 임대주택법령을 위반한 경우, 그 임대차계약상의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 무효라고 할 것이나 임대차계약의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임대차계약상의 임대료 부분은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민법 제137조는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한다. 그러나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은 무효가 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임의규정으로서 의사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법률행위의 일부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부분의 무효가 나머지 부분의 유효·무효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별 법령이 일부무효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하고, 그러한 규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민법 제137조가 적용될 것이나 당해 강행법규 및 그 규정을 둔 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볼 때 나머지 부분을 무효로 한다면 당해 강행법규 및 그 법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32501 판결 등 참조).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그 일부분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인 때에 만약 그 임대차계약 전부를 무효로 한다면, 다수의견도 지적하는 바와 같이, 무주택자들 중에서 일정한 절차를 거쳐 당첨된 임차인들을 그 임대아파트에서 퇴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려는 관련 법령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게 되고, 표준임대보증금에 관한 규정을 무용화할 것이며, 사회경제적 약자인 무주택 임차인들을 보호한다는 관련 법령의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위 대법원 2010다23425 판결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이 법령을 위반하여 일방적으로 정한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 무효이고, 나머지 임대차계약 부분은 유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해석이 임대주택법령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한다.

(2) 민법 제618조는 “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임대차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은 임차인의 목적물에 대한 사용·수익과 그 대가로서의 차임의 지급이다. 그런데 부동산임대차의 경우 그 중요성으로 인하여 임차인의 임차권을 보호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는 반면, 그 존속기간이 장기간에 걸치는 경우가 통상적이므로 임대인의 차임채권을 확보함과 아울러 목적물의 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게 된다. 이러한 필요에서 부동산임대차에는 일정한 보증금의 수수가 수반되는 것이 통례이지만, 이에 관하여는 민법에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대법원판례에 의하면, 건물임대차에서 보증금은 임대차기간 동안의 차임채권은 물론 임차인이 건물인도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발생한 손해배상채권 등과 같이 임대차계약에 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하여 가지는 일체의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금전 기타 유가물이다(대법원 1987. 6. 9. 선고 87다68 판결, 대법원 1999. 12. 7. 선고 99다50729 판결, 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다230020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건물임대차에서 보증금계약은 임차인의 차임, 손해배상 등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금전 기타 유가물을 교부하기로 하는 약정으로서 임대차계약의 종된 계약이기는 하나 임대차계약 자체와는 별개이므로 양자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보증금계약에서 정한 임대보증금이 법령에서 정한 상한을 초과하여 그 부분이 무효가 되었다고 하여 나머지 법률행위인 임대차계약 자체가 무효로 된다거나 또는 그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차임이 무효가 되는 임대보증금 부분에 상응하여 그만큼 증액된다고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독일 민법은 “주택의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그 의무이행을 위하여 보증금을 지급하여야 할 때에는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월 차임의 3배를 초과하지 못한다. 주택의 임대차에 있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한 때에는 임대인은 수수한 보증금을 자기의 일반 재산과는 분리하여 별도로 이자가 발생하는 은행예금에 들어야 한다. 이자는 임차인에게 귀속한다. 이자가 발생함으로써 보증금이 증가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의 「임대차관계 개선을 위한 법률」은 “주거용 건물 등의 보증금에 관하여 임차인의 임대차상의 의무이행을 보증하기 위하여 보증금을 정하는 경우 그 금액은 1개월의 차임액을 초과할 수 없다. 보증금에는 임차인을 위한 이자가 발생하지 아니하며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기간 동안 어떠한 변경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제에서, 임대인이 법률에 정한 보증금 상한을 초과하여 보증금을 수수한 경우에 그 초과 부분이 무효가 되더라도 이를 사유로 나머지 임대차계약이 무효로 된다거나 또는 그 무효로 된 초과 보증금 부분에 상응하는 만큼 임대인이 차임의 증액을 요구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3) 임대주택법령상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건설교통부장관이 고시하는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의 법적 성질은 그 ‘용어’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정할 수 있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을 의미할 뿐 임대인과 임차인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의한 임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예정하는 취지는 아니다.

임대주택법령상 공공건설임대주택이란 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으로 건설하는 임대주택, ②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른 주택도시기금의 자금을 지원받아 건설하는 임대주택, ③ 공공사업으로 조성된 택지에 주택법 제16조에 따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설하는 임대주택 등을 말한다. 그런데 구 임대주택법 시행령 제12조는, ①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최초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를 초과할 수 없고, ② 건설교통부장관은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산정함에 있어서 임대주택과 그 부대시설에 대한 건설원가, 재정 및 국민주택기금 지원비율, 당해 임대주택 주변지역의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수준, 임대보증금 보증수수료(임차인 부담분에 한한다), 감가상각비, 수선유지비, 화재보험료, 국민주택기금융자금에 대한 지급이자, 대손충당금 및 제세공과금 등을 고려하여야 하며, ③ 공공건설임대주택에 대한 최초의 임대보증금은 국가·지방자치단체·대한주택공사 또는 지방공사가 건설한 임대주택은 당해 임대주택과 그 부대시설에 대한 건설원가에서 국민주택기금에 의한 융자금을 차감한 금액(이하 ‘임대보증금상한선’이라 한다), 그 외의 임대사업자가 건설한 임대주택은 임대보증금상한선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의하면, 임대주택법령은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상한으로 하여 그 한도 내에서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주택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임대 조건을 결정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지, 이와 달리 임대 조건이 임대주택법령에 정한 상한에 의하여 결정될 것을 예정하고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

(4) 민법 제138조는 “무효인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구비하고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다른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이 ‘무효행위의 전환’을 인정하는 근거는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는 당사자의 의사’에 있다. 이러한 당사자의 의사는 가정적 효과의사로서, 당사자가 법률행위 당시와 같은 구체적 사정 아래 있다고 상정하는 경우에 거래관행을 고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법원으로서는 그 가정적 의사를 함부로 추단하여 당사자가 의욕하지 아니하는 법률효과를 계약의 이름으로 불합리하게 강요하는 것이 되지 아니하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09다50308 판결 참조).

다수의견은,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이 위법하게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상호전환하여 임대보증금이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경우에 그 임대차계약은 효력규정인 임대주택법령에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가 되지만,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에 비추어 볼 때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에 의하여 상호전환을 하지 않은 원래의 임대 조건,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의한 임대 조건에 따른 임대차계약으로 유효하게 존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대차에서 보증금계약에 일부무효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 보증금계약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 무효이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가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나아가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 조건의 상한에 의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은 임대사업자가 제시하는 표준임대차계약서에 따라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만을 선택할 수 있을 뿐 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자유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사건에서 임차인은 임대사업자로부터 계약 체결 당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또는 상호전환 등에 관하여 설명을 듣거나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의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제시받은 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임차인에게 위와 같은 가정적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임대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정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임대주택법령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아도 무주택 서민인 임차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추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5) 별개의견과 같이,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표준임대보증금 초과 부분은 무효로 하고 표준임대보증금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본다고 하여, 다수의견이 우려하는 것처럼 이는 임대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여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 역시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에 관한 법령에 따른 보증금 상한인 표준임대보증금과 당사자가 정한 임대료에 의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는 것은 임대사업자가 ‘자의적으로’ 법령을 위반하여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보증금을 정한 데 기인하는 것일 뿐이다. 별개의견과 같이 해석하더라도, 임대사업자는 구 임대주택법 제14조 제2항이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등에 의하여 임차인에 대하여 차임 등의 증감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임대 조건을 새로이 정할 수 있는 이상, 이러한 해석이 임대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다수의견과 같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당초부터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하게 되고 그 결과 임차인은 임대사업자에게 그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료를 표준임대료만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한다면, 임차인으로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약정하였던 임대료를 지금까지 성실하게 납부하여 왔음에도, 위법한 상호전환이라는 임대인 측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제 와서 임차인이 임대료 지급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소급하여 보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당사자가 예상하거나 의욕하지 아니하였던 결과를 사후적으로 의제하는 것이어서 법률관계의 안정을 해칠뿐더러 임차인 보호라는 임대주택법령의 입법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

나. 원심은, 피고가 2006. 5. 23. 임대사업자인 원고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임대보증금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하는 246,940,000원으로 하고 임대료는 표준임대료에 미달하는 월 593,000원으로 하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그에 따른 임대료로 매월 593,000원을 납부하고, 표준임대료와 계약상 임대료의 차액인 월 316,000원은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표준임대료와 계약상 임대료의 차액은 임대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이를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원고는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판결은 다수의견이 지적하는 것처럼, 직권조사사항인 확정판결의 기판력 저촉 여부에 관한 심리 및 판단을 누락하였으므로 파기될 수밖에 없으나, 사건을 환송받은 원심법원으로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및 해지 경위는 물론 이 사건 건물인도소송을 둘러싼 제반 사정을 심리하여 이 사건에서 직권조사사항인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금지의 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 되는지 아울러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다.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에서는 다수의견과 의견을 같이 하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파기의 이유를 달리하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힌다.

8.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법률행위의 내용 중 일부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인 경우에 그 부분의 무효가 나머지 부분의 유효·무효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가정적 효과의사에 의하여 판단한다. 여기서 가정적 효과의사는 당사자가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의욕하였을 바를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법률행위의 내용을 분할할 수 있는 경우에 그 무효부분이 없더라도 나머지 부분만으로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면 그 나머지 부분의 법률행위로서 효력이 인정된다(민법 제137조 단서). 반면 법률행위의 내용을 분할할 수 없거나 나머지 부분만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전부 무효가 되고 다만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다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러한 가정적 효과의사에 의한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민법 제138조).

별개의견에서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판례(위 대법원 2003다1601 판결 등)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법률행위의 일부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인 경우에 나머지 부분을 무효로 하는 것이 강행법규 및 그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인정될 때에는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강행법규와 그 입법 취지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는 당사자의 의사자치의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 강행법규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쌍방 당사자 사이에 서로 일치하는 가정적 의사가 인정되는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원래 약정에서 무효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만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만 효력이 있다고 하는 것은 당사자 자치의 근본정신에 배치되고, 민법 제137조와 제138조의 규정 체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를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강행법규에 반하는 부분의 효력을 부인하고 그 나머지 부분을 토대로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를 추단하여 계약의 효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내용의 법률행위를 의제하고 그 효과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법률행위가 일부 무효일 때 강행법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그 전부를 무효로 돌리지 않아야 할 경우에도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때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가, 무효가 아닌 나머지 부분만으로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되는지 아니면 무효임을 알았다면 의욕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다른 법률행위를 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되는지는 개별 사건에서 강행법규의 내용과 입법 취지, 법률행위의 목적과 경위, 당사자의 의사와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할 영역으로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임대차계약 전부가 무효로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서, 곧바로 별개의견과 같이 당초의 임대차계약관계에서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한 부분만 뺀 나머지 부분,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당초의 약정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임대차계약관계로 존속한다고 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 경우에도 임대차계약 당시의 상황에서 당사자가 계약 내용의 일부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의욕하였을 가정적 의사를 규명해 보아야 한다. 그러한 전제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의 경위, 관련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 등을 살펴보면, 원·피고의 가정적 의사가 표준임대보증금을 초과한 부분을 뺀 나머지 부분,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약정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계약의 체결에 일치되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합리적 당사자라면 상호전환 이전의 임대 조건,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에 의한 계약 체결을 의욕하였으리라고 보는 것이 사실관계에 더 부합하고 당사자 사이의 형평의 측면에서도 합당하다는 것이 다수의견이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무효로 되는 것이 아니라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임대 조건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유효하게 존속하므로, 임차인이 임대아파트에서 퇴출되거나 임대주택법령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나. 민법 제138조는 무효인 법률행위와 전환되는 법률행위가 다른 종류의 법률행위이어야 한다고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무효인 임대차계약을 다른 내용의 임대차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안 된다고 할 이유가 없다(위 대법원 2009다50308 판결 등 참조). 또한 법적 개념으로는 별개의 법률행위라도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주종관계로 결합됨으로써 경제적·사실적으로 일체를 이루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결합된 법률행위 전체에 대하여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9. 9. 선고 93다31191 판결 등 참조). 법률적 의미의 개개 법률행위별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탐구해서 다른 법률행위로 전환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면 당사자가 복수의 법률행위를 결합시키면서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진정한 의사에 배치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차계약과 임대보증금약정을 언제나 별개의 법률행위로 단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의문이 없지 않다. 특히 임대보증금이 월 임대료 등에 비해 상당히 고액이어서 단순히 임대료 등에 대한 담보 기능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자 등 그 자금 활용 수익이 차임의 일부를 구성하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 점은 외국과 우리의 사정이 판이하게 다르다. 이 사건에서도 표준임대보증금 137,191,000원은 월 표준임대료 909,000원의 15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를 단순히 임대차기간 동안의 차임채권이나 손해배상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설령 법적 개념으로 임대차계약과 임대보증금약정이 별개인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대차의 차임 구조 등에 비추어 보면, 두 계약은 경제적·사실적으로 일체불가분의 결합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보증금약정의 일부가 무효라면 일부무효의 법리 또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를 적용하는 전제가 되는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는 당연히 그 두 약정, 즉 임대료약정이 포함된 임대차계약과 차임 조건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임대보증금약정이 서로 결부되어 있다는 전제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임대주택법령에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호전환을 인정하고 있는 것도 두 약정의 결합관계를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임대보증금약정의 일부가 무효라고 할 때,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에 따라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임대료가 그 무효부분에 상응하여 증액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법리상으로나 당사자의 의사해석으로나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다. 임대주택법령에서 정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가 법정 상한액임은 별개의견이 지적하는 것이 맞다. 그러므로 개별계약에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임대 조건을 정하는 것도 법적으로는 당연히 가능하다.

그러나 무효행위 전환의 기초가 되는 가정적 의사는, 당사자가 법률행위 당시와 동일한 구체적 상황에 있다고 보고, 그때 법률행위가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면 거래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의욕하였을 것으로 인정되는 효과의사를 말한다. 따라서 무효행위의 전환에 의하여 다른 내용의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는 그 법률행위를 할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전제로 하여 그러한 상황에서 당사자가 결단하였을 가정적 의사를 인정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실제 상황을 떠난 가상현실을 토대로 당사자의 의사를 추단할 수는 없다.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대 조건은 다른 어떤 민간주택의 일반적인 임대 조건보다 임차인에게 유리하다. 임대주택법령은 임대주택의 건설을 촉진하고 국민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대사업자에게 장기 저리로 국민주택기금을 융자하는 등 각종 지원을 하는 대신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임대차기간, 임대주택의 분양전환 및 그 시기와 가격산정의 기준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임대사업자의 등록 요건 등도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규제하고 있다. 특히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상한이 설정되어 있고 그 금액 수준이 일반 민간주택의 임대료 수준보다는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장차 분양전환이 보장되는 등 실질적 혜택이 상당하다. 그 때문에 공공건설임대주택은 입주지원자의 수가 그 공급물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임대 조건의 상호전환을 하는 경우에도 고시에 의한 상한액인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보다 낮은 금액을 기준가액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기록을 살펴보면 이 사건의 경우에도 사정은 같다. 즉, ①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는 법령상 상한액인 표준 조건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기준으로 삼아 건설교통부 고시에서 정한 1년 만기 정기예금이율인 연 3.45%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상호전환을 하여 산정되었다. ② 원고는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계약희망자를 공개모집하였는데 지원자가 공급물량을 초과하여 추첨에 의해 입주자를 선정하였고, 피고도 그 과정을 거쳐 당첨되었다. ③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10년의 의무임대기간이 경과하면 분양전환을 하여 그 주택을 일정 조건에 임차인인 피고에게 매도하기로 약정하였다. ④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는 상호전환의 계산 기준이 된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의 구체적 금액은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임대보증금과 임대료의 금액란에 ‘전환’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상호전환된 금액이라는 취지는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위와 같은 계약 체결 전후의 사정과 계약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서 정한 임대 조건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를 기초로 하여 임대보증금은 높이고 임대료는 낮추는 방식으로 상호전환을 하여 책정된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에 만약 그와 같은 상호전환 때문에 임대보증금약정이 무효라는 것을 알았다면, 상호전환을 하기 전의 임대 조건, 즉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에 의한 계약 체결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요컨대 임대주택법령의 규정만으로 보면, 임대 조건이 고시에서 정한 상한액에 의하여 결정될 것을 예정하였다고 할 수 없지만,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탐구하는 토대가 되는 구체적인 현실을 바라보면 상한액인 표준임대료 등 조건을 기준으로 임대 조건을 정하였음이 분명하다.

한편 표준임대료는 당해 임대주택에 대한 감가상각비, 수선유지비, 화재보험료, 제세공과금, 기금이자, 자기자금이자를 합산한 금액으로 산정되므로 그 액수를 쉽게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가정적 효과의사는 임대차계약 당시 그 계약 조건 등에 관한 내용을 알았다고 할 경우에 의욕하였을 바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설령 임차인이 계약 체결 당시 표준임대료 액수 및 상호전환의 구체적인 산정 내역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무효행위의 전환을 인정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또한 가정적 의사는 계약 체결 당시의 상황을 기준으로 거래관행 등에 따라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임대차계약의 체결 이후에 피고가 표준임대료의 지급을 거절하였다는 사정도 무효행위의 전환을 위한 가정적 의사를 인정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라. 가정적 효과의사에 의한 무효행위의 전환을 인정하는 것이 별개의견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무주택 서민의 주거생활의 안정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령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백번 옳다. 그러나 다수의견과 같이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조건으로 임대차계약관계의 전환을 인정한다고 하여 그러한 입법 취지가 몰각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우선 다수의견에 의하더라도 무주택 서민이 임차인으로 된 임대차계약의 효력을 부정하거나 그 임차인이 임대아파트에서 쉽게 퇴출되도록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임대 조건을 약정과 달리 인정하는 것뿐이고, 그 임대 조건도 임대주택법령이 규정한 합법적인 금액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다수의견에 따라 상호전환이 무효로 인정되어 표준임대료 조건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더라도 임차인을 부당하게 불이익한 지위에 두게 되지는 않는다. 우선 상호전환이 무효라고 인정되면, 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 차액을 반환하여야 하고 임차인은 표준임대료와 약정임대료의 차액을 추가 지급하여야 할 것인데, 이들 채무는 서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임차인은 임대사업자로부터 임대보증금 차액을 반환받거나 그 이행제공을 받기 전까지는 임대사업자에게 임대료 차액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임대료를 연체한 것으로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표준임대료의 산정 요소나 금액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어서 임차인이 임대사업자에게 납부하여야 할 임대료 차액이 소송절차 등을 통해 확정되어야 하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확정 시까지는 임대료 차액을 납부하지 않더라도 임차인의 귀책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러한 경우 역시 임대료 차액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여 곧바로 임대료 연체로 인한 해지사유가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임차인이 임대료를 연체하였음을 이유로 임대사업자가 해지를 하는 경우에 임대주택법령에 따른 해지요건이 민법 제640조가 적용되는 일반적인 부동산임대차의 경우보다 강화되어 있다는 것은 다수의견에서 이미 본 바와 같다. 즉, 임대주택법령에 의하면 임대료를 ‘3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할 경우에만 해지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 즉, 2011. 2. 23. 원고 및 피고에 대하여 임대보증금 차액과 임대료 차액을 서로 지급할 것을 명하는 선행사건의 항소심판결이 선고되었다. 이에 원고는 그 선고 직후인 2011. 2. 25. 피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그 판결금액을 변제공탁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11. 3. 위 공탁금을 수령하고 나아가 2011. 6. 29. 위 판결이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음에도 이후 계속하여 당초 계약상의 임대료만 지급하고 임대료 차액만큼은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2011. 9. 23.부터 2011. 12. 19.까지 4회에 걸쳐 임대료 차액의 납부를 독촉하였으나 피고가 여전히 이행하지 않아 2011. 12. 23.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고하였다. 원고가 위 해지통고 이후 2012. 2. 15. 이 사건 주택의 인도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는 2012. 3. 28.에서야 그동안 미납하였던 임대료 차액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와 앞에서 본 법리를 토대로 살펴보면, 상호전환이 무효인 경우에 표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관계가 전환되어 효력을 가진다고 보더라도 일반적으로는 임차인을 뚜렷이 불리하게 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이 사건에서 피고는 임대료 차액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받기까지 하고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가 원고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한 것뿐이다.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차인에게 일반적으로 부여된 모든 법적 보호장치가 소진되도록 자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당사자에 대해서도 임대사업자의 권리행사를 무한정 차단하는 것이 형평이나 정의에 부합한다고 할 수는 없다.

마. 이 사건 분쟁의 발단은 임대사업자인 원고가 적법한 상호전환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에 기인한다. 그러나 잘못에 대한 대가는 그에 합당한 범위 내에서만 정당성이 있다.

별개의견처럼 표준임대보증금과 약정임대료 조건에 의한 임대차계약관계로 효력이 인정된다고 하는 것은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여 그러한 가정적 의사가 있다고 보는 것을 전제로 민법 제137조 단서를 적용한 것이다(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9068 판결 참조). 그러나 그 경우에도 당사자 쌍방의 가정적 의사의 합치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인데, 임대사업자인 원고에 대하여 표준임대료 909,000원 대신 그 65% 수준인 593,000원만을 받더라도 계약 체결을 수락하였으리라는 가정적 효과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매우 의문이다. 별개의견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한 차임증감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형평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그 차임증액청구는 매년 5%를 초과하지 못하고 증액이 있은 후 1년 이내에는 하지 못하는 등으로(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및 그 시행령 제8조 참조), 상당한 기간 내에 표준임대료 조건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한 한계가 있다. 가정적 의사라고 하더라도 법률행위 당시 상황에서 당사자가 의욕하였을 바를 거래통념에 따라 인정하는 것인 이상 합리적인 범주를 벗어나서는 곤란하다.

이상으로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혀 둔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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